1. Simple Big
핼로 나이트는 거대하다. 신성둥지에서 플레이어는 세계와 함께 끊임없이 성장한다. 계속 확장하는 탐색과 전투가 이 게임의 핵심이다.
한편으로 핼로 나이트는 심플하다. 전투가 주력인 게임임에도 조작체계 자체는 간단하다. 자주 쓰이는 기술을 다 합쳐도 다섯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상, 하, 좌, 우로 공격할 수 있으며, 점프, 대시, 벽 점프, 날개 기능 정도만으로도 대부분의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기술은 버튼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복잡한 조건이나 조작을 요구하지 않는다.
간단함과는 별개로 숙달해야 할 요소들은 많다. 전투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영혼이다. 평타로 적을 타격할 때마다 차오르는 영혼은 체력 회복이나 마법 사용에 쓰인다. <블러드본>의 리게인 시스템과 비슷해 보이지만, 체력을 잃은 후 일정 시간 내의 타격을 요구하는 제약은 없다. 언제든지 집중만 하면 회복이 가능하며, 집중에 필요한 시간은 보스전의 난이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필드 전투에서의 소울 시스템은 또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스스로 익혀야 할 요소로는 패링과 넉백이 있다. 패링은 효용성이 별로 없어 설명하지 않겠다. 하지만 넉백은 다르다. 적을 타격할 시 플레이어는 항상 반대 방향으로 조금 밀려난다. 예를 들어 좌단 공격은 플레이어를 우측으로 밀어낸다. 넉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핼로 나이트의 전투는 훨씬 이질적이다. 하나의 적을 공격할 때도 추가적인 이동 키 조작이 필요해 불리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게임 플레이를 돕는 요소로 숙달할수록 전투가 수월해진다.
넉백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하단 공격이다. 하단 공격으로 적을 타격할 시 플레이어 캐릭터는 짧은 시간 동안 위쪽으로 떠오른다. 이를 이용해 플레이어는 공중에 머무르며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핼로 나이트에 등장하는 많은 적의 머리 위가 약점이며, 이들의 패턴은 보통 좌우를 가로지르는 육체 공격에 한정되어 있어 위에서 공격하면 쉽게 파훼된다. 이는 부서진 그릇 같은 보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하단 공격이 너무 좋다는 점은 핼로 나이트의 난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깊은 둥지는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고자 비좁은 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아예 플레이어가 공중으로 떠오를 수 없게 막아놓은 것이다. 야비하고 비열한 플레이어에게는 아쉽게도 이곳의 적들과는 정정당당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이곳의 난적인 '사냥의 헌신자'는 비좁은 천장을 백방 이용한다. 그러나 이 깊은 둥지에도 틈은 있다. 연달아 가면을 타격하면 헌신자를 비좁은 굴 밖으로 유도할 수 있다. 그 뒤에는 하단 공격으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하단 공격의 메리트는 더 있다. 핼로 나이트에서 대시와 날개는 각각 한 번의 차지만 사용할 수 있다. 공중에서는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으며, 땅에 착지하거나 벽에 붙을 때마다 차지가 리셋된다. 중요한 점은 하단 공격으로 배경의 오브젝트나 몇몇 프로젝트일, 또는 적을 타격할 때도 리셋된다는 것이다. 덕분에 공중에 머무르며 하단 공격으로 대시와 날개를 무한정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다. 관성의 영향도 사실상 없다. 공중에서도 지상에 있을 때처럼 자유롭게 캐릭터를 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핼로 나이트의 전투는 빠르고 동적이다. 이 정도로 플레이어를 풀어주는 게임은 흔치 않다.
이처럼 핼로 나이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툴을 이용해 스타일리시한 전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작의 인식은 허술하다. 분명 벽에 붙었는데도 월 점프가 나가지 않는 일이 적잖다. 날개가 리셋되었다는 점에서 벽에 붙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핼로 나이트의 모든 무브가 취소할 수 없는 애니메이션과 묶여 있어, 동시 입력에 게임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넉백이 익혀야 할 기술인 것과는 별개로, 이 딜레이는 익히고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분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다크 소울즈(Dark Souls)>도 모든 무브가 취소할 수 없는 애니메이션을 재생한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들은 버그가 나지 않는 한 언제나 규칙적이며, 무엇보다도 동작이 크다. 구르기 같은 동작이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분별하기 매우 쉽다.
그러나 핼로 나이트의 애니메이션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각각의 애니메이션은 마무리 동작이 작고 짧아 언제 끝나는지 명확히 구분 짓기 어렵다. 더군다나 핼로 나이트의 전투는 빠르고 동적이다. 짧은 간격으로 중요한 판단을 연달아 내려야 한다. 그 짧은 순간 동안 두 눈으로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애니메이션의 시작과 끝을 모두 고려하면서 정확히 입력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러한 딜레이가 게임에 끼치는 영향은 크다. 심지어 회전 속도까지 있어서 반대쪽을 돌아보며 동시에 영령을 쓰면 반대쪽을 돌아보는 입력이 무시될 때가 있다.
그래서 핼로 나이트에서의 죽음은 간혹 불합리하다. 플레이어의 실수나 잘못이 아닌 게임의 허술함으로 인한 죽음을 반길 사람은 없다. 팀 체리는 패드를 추천하지만, 나는 굳이 키보드를 고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차례 연속으로 방향 전환할 일이 많은데 패드로는 그게 쉽지 않다.
벽에 붙었는데도 수정 대시 중단 딜레이 때문에 월점프가 인식이 안 된 모습
회전속도 때문에 점프를 할 때 점프 인식에 딜레이가 생겨 발판에서 벗어나 대신 날개가 나간 모습
오른쪽 방향키와 영령을 눌렀는데 방향키가 씹힌 모습
간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조작은 여전히 레벨 디자인과 아름답게 맞물린다. 특히 전투와 플랫포밍 기술을 동시에 요구하는 구간들이 그러하다. 가시 위로 떨어질 상황에서도 넉백으로 살아남을 수 있고, 오히려 적을 함정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보스전이나 필드전에서 익힐 요령이 많아 핼로 나이트의 조작은 빛난다. 인식이 허술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조작 체계 자체는 잘 짜여 있다. 전투가 어렵지 않고 추가되는 기술도 다양하지 않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플레이어가 계속 성장한다.
2. Nonlinear
핼로 나이트는 상술한 조작으로 전투를 치르며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이다. 15달러라는 가격을 먼저 본 사람이라면 핼로 나이트의 스케일을 과소평가하고 놀랄 것이다. 핼로 나이트의 범위는 엄청나다. 여기서 끝이겠거니 할 때마다 새로운 지역이 나타난다. 아름다운 아트워크와 음악 덕분에 각 지역의 개성은 더욱 돋보인다.
이 지역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한 지역에 접근하는 방법도 대개 두 가지 이상이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통로들도 다양한 기믹이나 이동 수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깊은 둥지에 갈 때 버섯 황무지에서 함정에 빠지거나, 사마귀 군주를 상대로 승리한 후 들어갈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당혹감이, 후자의 경우 도전정신이 강조된다. 접근 방법에 따라 필요한 기술도 다르다. 꿈꾸는 자 중 하나가 잠든 안개 협곡에는 그림자 망토나 이스마의 눈물을 통해 갈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다른 접근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벤치에 앉아야 지도가 갱신되는 시스템은 핼로 나이트의 탐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지도 시스템 자체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미지의 지역을 탐색하고 새 벤치에 앉아 여정을 기록하는 행위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해당 지역을 정복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사슴벌레 정거장이나 벤치의 위치도 상점에서 핀을 구매해야 지도에 표시된다. 큰 의미는 없지만, 지오의 몇 안 되는 소비처이기도 하다.
지도만 그려놓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플레이어는 끝없는 백트래킹을 강요받는다. 다른 지역에서 얻는 기술이 없으면 진입할 수 없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백트래킹으로 발견할 수 있는 숨겨진 요소는 많다. 이벤트라든가 몽환의 대못과 상호작용하는 구간들 등이 그 예이다. 나중에 플레이어의 돈을 모조리 훔쳐가는 은행장을 몽환의 대못으로 때려보았다면 어디로 도망갔는지 나름 유추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비밀들은 게임이 억지로 플레이어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길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뿐이다. 그러나 나중에 가면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부산물인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수많은 숨겨진 요소들은 길 찾기를 북돋고자 존재한다. 가로막힌 벽 대신 새로운 아이템을 발견한 플레이어는 좌절보다는 희망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숨겨진 요소를 찾고자 탐험을 하게 된다. 이미 갈 길을 찾았는데도 모험에 나선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인지 범위를 계속 확장해 간다. 텅 비었던 지도는 여러 지역으로 채워진다.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좁은 우물의 돌벽이었다. 모든 지역의 지도를 다 입수하고 구석구석까지 살핀 후 흙의 마을로 돌아오면 코니퍼가 아내 뒤 침낭에서 잠을 자고 있다. 공략 없이 핼로 나이트를 깬 사람이라면 지도를 다 그린 후 돌아와 편안하게 잠을 청하고 있는 코니퍼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3. Reward
조작과 탐험이 핼로 나이트에서 중요한 건 사실이나, 결국 레벨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핼로 나이트의 레벨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녹색 거리 이후로는 비선형적으로 레벨들을 깨나가게 된다. 게임을 깨는 최적의 순서는 존재하지만 강요되지 않는다. 퀴렐의 대사만이 플레이어를 눈물의 도시로 유도할 뿐이다. 길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해서 갑자기 미션 실패 화면이 뜨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레벨들은 스테이지보다는 거대한 세계를 이루는 각각의 지역으로 볼 수 있다. 극 후반부에 등장하는 백색 궁전과 고통의 길, 최근 패치로 추가된 만신전을 제외하면 모든 지역이 자연스럽게 엮여 있다. 지도 덕분에 각 지역의 위치는 플레이어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음에도 예상치 못한 지름길과 통로가 자주 나타난다. 수정 봉우리에서 승강기를 이용해 흙의 마을로 돌아올 때는 DS가 연상되기도 했다. 그 누구도 불사의 교구에서 지름길을 통해 계승의 제사장으로 처음 내려온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짜임새는 흠잡을 데 없다. 개별적인 지역의 구성은 어떨까? 레벨을 정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핼로 나이트의 레벨들을 도전과 보상으로 분류하여 요약하고자 한다. 도전 역시 보상의 한 부류로 볼 수 있다. 다만 게임 내적으로는 보상의 역할을 하지 않으며, 게임 외부의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보상이다. 반면 여러 숨겨진 아이템이나 기술은 게임 내적으로 의미 있는 보상이다.
맵 곳곳에 숨겨진 보상들은 탐험과 탐색 자체에 의의를 부여하고, 플레이어가 게임을 포기하지 않도록 북돋는다. 또한 핼로 나이트에서 새로운 기술의 추가는 거의 항상 게임의 유의미한 진행으로 직결된다. 그렇기에 보상만큼은 언제나 확실히 제공된다.
지오부터 아이템, 기술까지 다양하다
보상이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가치는 장애물의 극복에 있다. 이러한 장애물은 앞서 언급한 도전(Challenge)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보상은 언제나 도전이 선행해야 한다. 아무런 도전이 없었던 승리는 승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보상은 좌절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막힘 없는 보상은 보상으로서 가치가 없다.
핼로 나이트의 난관은 전투가 9할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9할의 전투 중에서도 보스전이 8~9할을 차지한다. 빈도 자체는 필드전이 훨씬 높지만, 난도로 따지면 이렇게 불균형한 비율을 보인다.
왜 그럴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영혼 시스템과 벤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핼로 나이트에서는 벤치에서만 휴식을 취하고 저장할 수 있다. 한 지역에는 보통 두 개 정도의 벤치가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벤치는 체크 포인트로서 역할을 한다는 부분에서 DS가 떠오른다. DS 역시 화톳불 간 거리가 멀다. 지름길을 열거나 새 화톳불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때문에 DS의 호흡은 매우 길다.
그렇다면 핼로 나이트도 호흡이 긴가? 아니다. 사실 호흡이 매우 짧은 게임이다. DS는 전투 자체는 띄엄띄엄 치러지더라도 결국 회복 포션이 한정적이기에 화톳불과 화톳불 사이의 전투들과 방황을 한 묶음으로 볼 수 있다. 화톳불에 앉을 때에만 회복 포션을 다시 주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언제나 이 호흡을 염두에 두며 회복 포션을 아끼고, 적에게 덜 맞는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핼로 나이트의 회복 포션은 사실상 무제한이다. 무제한이라는 말도 틀렸다. 애초에 회복 포션이 따로 없다. 적을 못이나 몽환의 대못으로 때릴 때마다 얻는 영혼 게이지로 체력을 언제나 회복할 수 있다. 띄엄띄엄 있는 필드전을 치르고 바로 아무런 리스크 없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어 벤치로 다시 돌아갈 일이 거의 없다.
체력은 결국 플레이어가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를 나타내는 지표나 다름없다. 체력이 낮고 회복 포션이 없을 때 플레이어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 체크 포인트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뒤로 돌아가 회복 포션을 다시 채우고 지금까지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런데 계획을 세운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을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아깝다. 그래서 회복 포션이 없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갈 플레이어는 언제나 있다. 그런데 핼로 나이트는 애초에 그러한 리스크 자체가 없다. 벤치로 돌아갈지 더 나아갈지를 선택하는 기로에 놓이는 경우가 없다. 무한정 제공되는 영혼을 통해 언제나 온전한 상태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투와 전투 사이의 휴식 시간이 사실상 핼로 나이트의 ‘벤치’ 역할을 하며, 따라서 호흡이 매우 짧다.
그렇기에 벤치 시스템 자체는 화톳불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영향력은 크게 차이 난다. 영혼 시스템이 게임에서 응당 져야 할 리스크를 없애버린 탓이다. 플레이어가 위협을 느끼는 상황은 체력이 1칸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적의 칼날이 눈앞까지 다가왔을 때뿐이며, 그 상황에서도 우월한 이동기로 순식간에 빠져나올 수 있다.
DS뿐만 아니라 회복 포션이 존재하는 대부분의 게임과 비교해보아도 차이는 뚜렷하다. 영혼은 무기 강화 단계나 적 종류와 상관없이 적을 8번 때리면 꽉 찬다. 약 2.5~2.7번 때릴 때마다 체력을 한 칸씩 회복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필드에서는 2명 이상의 적을 동시에 타격하기 때문에 보통은 8번이 아니라 3,4번 정도만 못을 휘둘러도 영혼을 꽉 채울 수 있다. 보스전에서는 보스가 쉴 새 없이 공격해오기 때문에 마음 놓고 체력을 회복할 수 없다.
하지만 필드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필드에는 상대하기 쉬운 적들이 많다. 수정 봉우리와 깊은 둥지를 제외하면 모든 지역에 수동적이고 비적대적인 적들이 많다. 걸어 다니는 회복 포션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이 적들이 다 죽어서 없어져도 문제없다. 화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모든 적이 마법처럼 생겨난다. 이를 고려했을 때, 2.6번 때릴 때마다 체력을 한 칸씩 채울 수 있는 건 지나치게 관대하다. 적들이 주는 영혼 수치는 그들이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었어야 하거나, 아니면 적들이 훨씬 더 공격적이었어야 한다.
또 보스전 장소와 달리 필드는 대부분 열린 공간이다. 중간중간 출입구를 폐쇄해놓고 적을 다 처치해야 나갈 수 있는 곳이나 필드 자체가 매우 폐쇄적이고 비좁은 지역 등의 예외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은 그렇지 않다. 대시 하나만 얻더라도 플레이어의 기동력을 따라잡는 적은 사실상 없다. 왕도의 수로에 등장하는 적들이 거의 유일한 예외지만, 이 지역은 깨야 하는 레벨이라기보다는 여러 지역을 잇는 통로에 가깝다. 흡충어미는 보스라고 할 수도 없다. 극 초반에 얻는 대시와 월점프만으로도 상황이 이러한데, 다른 기술들이 추가되면 어떻겠는가?
특히 이스마의 눈물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핼로 나이트의 여러 지역은 바닥에 산성물을 배치하고 그 위에 플랫포밍 난관을 설정한다. 산성물에 빠지지 않도록 하강 공격을 잘 이용하게끔 설계된 레벨도 있다. 그런데 이스마의 눈물만 있으면 밑으로 헤엄쳐서 지나갈 수 있다. 내게 이 눈물은 프레이의 해킹과 같다. 이들은 게임이 제시하는 플레이 루틴과 레벨 디자인을 완전히 무시하게 해주는 치트에 가깝다.
물론 이러한 기술들은 플레이어의 성장을 잘 체감하게 해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힘겹게 지나갔던 구간을 대시나 날개로 간단히 지나가는 것도 '치트'로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도 핼로 나이트의 장점 중 하나다. 다만 다른 기술들은 추가적인 난관으로 이어지거나,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반면, 눈물은 그렇지 않다. 만약 잠수 레벨 같은 눈물을 이용한 난관이 있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영혼 시스템과 기동력이 그렇게 사기적이라도 여전히 성취감이 느껴지는 난관을 설계할 수 있다. 목숨 무한 치트를 써도 어려운 게임은 여전히 어렵다. 그리고 분명 핼로 나이트에도 어려운 보스전은 있다. 문제는 이 난관들의 배치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깨야만 하는 꿈꾸는 자 세 명을 보면, 일단 야수 헤라는 머나먼 마을을 발견하기만 하면 아무런 난관이 없다. 보스전도 없다. 헌신자는 처음에는 무섭지만, 이 시점에서는 상대하기 지루하다. 선생 모노몬은 우무우라는 보스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 이걸 보스라고 할 수 있을까?
즉, 유일하게 감시자 루리엔만이 제대로 된 난관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신들의 고향을 제외하면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보스였다. 엔딩을 보기 위해 필요한 세 명의 꿈꾸는 자 중 둘이나 이렇다 할 난관을 제공하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따지면 아쉬움은 더 크다. 왕국의 끝자락과 눈물의 도시는 비주얼은 인상적이지만, 맵만 넓어 필드를 돌아다니는 것이 지루할 정도다. 고대의 분지, 이스마의 숲, 울부짖는 벼랑, 안개 협곡, 안식의 땅은 보스를 제외하면 적대적인 적 자체가 거의 없다. 맵이 넓은 게 단점인 이유는 이동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말 그대로 공중을 날아다니는 수준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맵이 넓을수록 아무런 리스크 없이 적들에게서 빠르고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어 문제다.
즉, 핼로 나이트의 보상은 그것들을 발견하는 것에 대한 보상에만 머무르는 때가 잦다. 문제는 그 발견 자체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인지 범위의 확장에서 오는 쾌감은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의 유일한 난관일 정도로 특별한 가치를 함유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여러 사소한 논거가 있지만, 무엇보다 맵 시스템이 지나치게 편리하다. 여러 지역은 섹터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섹터는 로딩 시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섹터는 한 번 발만 들여도 나중에 벤치에 앉을 때 섹터의 세세한 곳까지 다 지도에 표시된다. 문으로 가로막힌 지역들은 입구까지만 표시되는 등의 예외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차후 지도를 살피며 어떤 곳에 가보아야 하는지 훤히 보인다. 플레이어는 그저 지도에 편리하게 표시된 빈 통로만 다 가보면 된다. 따라서 핼로 나이트의 탐색은 지난하기보다는 지루한 경우가 많다.
<악시옴 버지(Axiom Verge)>(이하 AV)와 비교해 보자. AV는 각각의 섹터가 사각형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 사각형들은 그 안에 들어서지 않는 한 지도에 절대 표시되지 않는다. 그저 새까맣게 칠해져 있을 뿐이다. 즉, 핼로 나이트와 달리 세계를 훨씬 작은 단위로 쪼개어 탐색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이다.
나침반 부적도 문제가 있다. 나침반 부적이 없었더라면 지도가 편리하더라도 내가 탐험한 세계와 지도의 지형을 비교해보며 자연스럽게 핼로 나이트의 세계를 체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전히 플레이어가 인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물론 지역 자체가 난관인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깊은 둥지는 앞서 말했듯이 폐쇄적인 공간을 형성하여 이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한다. 천장은 낮고 적들은 여기저기서 스폰한다. 특히 작은 실거미는 대체로 플레이어의 뒤쪽에서 나타난다. 플레이어 앞쪽으로 다가오는 깊은 둥지 사냥꾼과 함께 플레이어를 사이에 두고 자체적으로 폐쇄형 공간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적들은 공격적이며, 천장이 낮고 비좁아 공중으로 도망치기도 어려워 영혼 시스템 때문에 난도가 올라가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물론 모든 지역이 깊은 둥지처럼 폐쇄적일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랬다면 핼로 나이트의 조작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비판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영혼 시스템을 남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도 난관을 짤 수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다. 수정 봉우리만 보아도 그렇다. 이곳은 플랫포밍 기술과 전투 수행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곳의 적인 수정 사냥꾼도 흥미롭다. 이들이 발사한 프로젝트일은 피격 장소에 수정 가시를 남긴다. 이 가시 때문에 수정 사냥꾼을 상대할 때 머리 위와 아래를 모두 신경 써야 한다. 다만,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흠이다.
사실 수정 봉우리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끝도 없다. 본 게임에서 가장 잘 짜인 레벨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이곳의 적인 수정 굼벵이는 등에서 일직선으로 광선을 발사한다. 이 굼벵이들은 계속 움직이며 광선의 위치를 변화시켜 신경 쓸 것이 많은 난관을 형성한다. 이들을 수정 광부와 동시에 배치해 놓은 곳도 있어, 광부를 상대하면서도 광선의 움직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게다가 일반 공격으로는 죽지 않으며, 어떤 장소에서는 굼벵이를 영령으로부터도 보호하기 위해 작은 틈을 만들어 놓아 이 굼벵이의 광선만 통과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딱 한 번 등장하는 기믹이지만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또 여러 발판은 한 번 밟으면 뒤집혀서 플레이어가 곧바로 다시 내려앉을 수 없게 해놓았다. 수정 심장을 얻는 장소는 이 발판과 광선을 함께 배치하여 플레이어를 시험한다. 이 난관을 지나 수정 심장을 얻어 수정 대시로 단번에 그곳에서 빠져나올 때의 기분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것이다. 게임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핼로 나이트엔 이런 순간이 부족하다. 게임이 쉽다는 말이 아니다. 극후반부의 광휘와 백색 궁전, 바보들의 투기장은 나름 어려웠다. 그러나 나는 게임의 난이도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각 난관들이 보상을 얻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잘 분포되어 있는가에 대한 얘기이다. 수정 봉우리는 제대로 된 난관을 제시하며 성취감을 느끼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성취감을 자연스러운 연출로 부각하기까지 했다. 수정 대시로 빠져나오며 보게 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워 기억에 남는다. 다른 지역들엔 이러한 순간이 거의 없다.
거기다 수정 봉우리는 대개 초반부에 진입하는 장소이다. 눈물의 도시에서 얻는 고독한 강하나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등불과 통행료만 있으면 진입할 수 있다. 게임의 초반부에 등장한 지역이 보스전을 제외하면 게임의 조작을 가장 잘 활용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수정 봉우리가 유난히 뛰어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핼로 나이트 안에서 가장 뛰어나지만, 플레이어를 극한까지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핼로 나이트의 조작은 전투와 플랫포밍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가장 빛난다. 하강 공격은 전투의 도구와 플랫포밍의 기술로 동시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동시에 요구하는 지역은 거의 없다. 여왕의 정원도 전투와 플랫포밍을 동시에 요구하긴 하나, 수정 봉우리만큼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이는 뒤집히는 발판 같은 수정 봉우리의 기믹을 재사용한 탓일 것이다.
플레이어의 이동 속도는 새 기술을 얻을 때마다 증가하지만, 정작 레벨 디자인은 그 이동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대시와 수정 대시, 월 점프까지만 갖추어도 여러 지역은 그저 지나가는 통로 정도의 가치만 가진다. 핼로 나이트의 문제는 이동기가 너무 늦게 주어진다는 점이 아니다. 이동기를 줘놓고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오도 초반에 사게 되는 등불이나 곳곳의 통행료 정도로밖에 쓸 데가 없는데 지오 공급원은 넘쳐난다. 그렇기에 굳이 남아서 적들을 사냥하며 게임과 놀아줄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적을 사냥하며 지나간다고 난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적 종류는 얼핏 보면 매우 다양하지만, 사실 재탕된 패턴과 기믹이 많다. 이는 보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마지막 보스인 광휘조차 영혼 통제자, 고르브와 패턴을 공유한다. 패턴 몇 개 공유한다고 다 똑같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적 종류는 다양하고 이 보스들도 나름 개성적이다. 하지만 외관이 다양한 것만큼 다양하지는 않다.
내가 이렇게 단점을 지적하더라도 여전히 핼로 나이트는 방대하다. 그러나 방대한 만큼 깊이 있지는 않다. 특정 코어 메커닉을 중심으로 그 지역만의 테마에 맞게 설계된 곳은 수정 봉우리와 깊은 둥지가 거의 유일하다. 간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핼로 나이트의 조작과는 완벽하게 정반대인 것이다. 적어도 나는 왕국의 끝자락과 눈물의 도시, 고대의 분지, 심연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포장지만 다를 뿐이다.
이 단점은 핼로 나이트의 특징과 안 좋은 시너지를 일으킨다. 핼로 나이트에서 플레이어는 끝없는 백트래킹을 요구받는다. 새 기술을 얻을 때마다 예전에 마커를 꽂고 지나친 곳을 다시 되짚어보며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새로운 난관 대신에 새로운 아이템이나 기술만 주어지니 게임은 더더욱 지루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반부에는 오랫동안 아무런 난관이 없어 너무나도 지루했다. 야수 헤라의 거처를 마침내 찾았는데 보스전은 없었다. 새 지역인 이스마의 숲을 발견했는데 난관은 없었다. 체력과 무기 강화 단계만 계속 높아질 뿐이었다. 결국 부서진 그릇이라는 새 보스를 찾았을 때도 손쉽게 이겨버려 허무했다. 핼로 나이트는 숨겨진 아이템을 많이 찾을수록 게임이 쉬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난관의 불균등한 분배는 더욱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핼로 나이트는 종국에는 보스 러쉬 게임으로 변해버린다. 레벨 디자인의 부족함과 지나치게 비적대적인 적들로 인해 탐험과 전투가 균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탐험 과정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맞닥뜨리는 난관은 거의 보스전뿐이다. 실제로 전사들의 꿈이나 만신전 같은 괜찮게 만든 보스전이 많다.
하지만 본편의 보스들은 지나치게 간단하다. 상술했듯 서로 비슷한 패턴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보스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게임이 제공하는 기술들을 다 사용해야만 하는 보스도 별로 없다. 최종 보스인 광휘가 유일한 예외일 뿐이다. 이는 게임이 비선형적이기에 플레이어가 어떤 순서로 기술을 얻을지, 현재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을지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문제점이라고 본다.
결국 핼로 나이트는 비선형성을 감당할 만큼 잘 짜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어 무기 강화를 꾸준히 하면 게임을 망가뜨린다. 사실 무기 강화 자체만 보면 그렇게 사기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러 창백의 광석을 찾아다니지 않는 한 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난관 대신 창백의 광석만 연달아 발견하고 무기만 계속 강화하면 이후 만나는 몇몇 보스는 허무하게 이길 수 있다. 부서진 그릇, 호넷, 수정 수호자, 우무우가 대표적이다. 보스전은 핼로 나이트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인데도 무기 강화에 쉽게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게임 진행도에 따라 가보지 못한 지역들이 더 어렵게 변했다면 이러한 문제점은 사라졌을 것이다. 이미 핼로 나이트의 교차로는 진행도에 따라 여러 요소가 바뀐다. 봉인을 하나 풀면 몇몇 길목이 진물에 막히고 적들이 더 강해진다. 또 몇몇 보스는 무기 강화 수치에 따라 체력이 오르기도 한다. 이미 방대한 게임이지만, 규모를 줄이고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감시자의 기사, 광휘 등의 보스전과 만신전, 바보들의 투기장을 해보면 핼로 나이트의 조작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전사들의 꿈은 일반 보스와 달리 그로기 상태에 빠지지 않아 다른 접근법을 요한다. 만신전의 보스들도 다 좋다. 전투의 자매들은 단순히 2명을 3명으로 늘린 것만으로도 율동적이고 훨씬 난도가 높아졌다. 음악에 맞춰 공격하는 사마귀 군주의 모습은 일종의 군무처럼 느껴졌다. 또한 다양한 기술들을 제대로 활용해야만 깰 수 있는 난관을 매우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한 대도 맞지 않으려면 고독한 강하와 그림자 대시 무적 시간을 무조건 이용해야 한다.
영혼 시스템의 단점도 여기선 장점이다. 오히려 보스전에서는 마법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꿈의 주인 부적까지 이용해도 영혼이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보스전이 게임의 난이도와 게임성의 9할을 차지한다. 문제는 핼로 나이트는 보스 러시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세계를 탐험하는 게 1순위이고, 전투는 2순위인 게임이다. 전투가 1순위라고 해도 내 논점에는 변함이 없다. 극후반부의 여러 난관은 확실히 꽤 어렵지만, 극후반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심지어 만신전조차 제대로 된 보스들은 후반부에 몰려 있다.
결국 게임의 페이싱 문제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극후반부에 몰려 있는 난관들을 부분부분 떼어 여러 지역에 고르게 분포시켰다면 나았을 것이다. 지금의 핼로 나이트는 중반부에서 후반부까지가 적잖이 지루하다.
4. Miss
지적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핼로 나이트는 여전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탐험의 본질을 잘 꿰뚫고 있으며, 일일이 다 쓰지 못한 다른 장점들도 있다. 특히 연출과 내러티브는 흠잡을 데 없다. ‘알려주지 않기’를 이용해 충격을 준다. 그러나 여러 단점 탓에 그 빛이 바랜다.
다회차의 즐거움을 초회차의 신비함과 함께 느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미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확인한 세계는 더 이상 신비롭지 않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여러 번 다시 플레이하는 것은 핼로 나이트의 가치와 가능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12%를 노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플레이를 계속 최적화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나갈 때 더 빛난다. 군더더기를 쳐낼수록 방황은 줄고 난관이 연달아 등장하여 앞서 언급한 여러 문제점이 사라진다.
다회차의 즐거움을 초회차의 신비함과 함께 느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미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확인한 세계는 더 이상 신비롭지 않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
2.5/5
- Lee Yin